Moxie 게시판

JFK-ICN/GMP-SHA (KAL First Class) / PVG-ICN-JFK (Asiana First Class) 후기

Tri Tri · 2016-06-27 06:26 여행이야기 여행후기

지난 4월말에 다녀온 뉴욕-서울-상해 후기 입니다.

제가 여행후기를 거의 써본적이 없고, 어디 다니면서 사진도 잘 안찍습니다. 이번에는 후기를 좀 써볼까 해서 사진을 조금 찍었는데, 와서 보니 다른 분들 후기 처럼 하기는 택도 없네요. 그래도 더 시간이 지나면 그나마 잊을듯 해서 부족하나마 후기 남깁니다. 그러고 보니 발권내용은 이전에 쓴게 있네요. 4월 중국 출장 발권기


갈때 JFK-ICN 은 새벽 1시에 출발하는 KAL 086 편 입니다. 747-8i 이고 First Class 는 코스모 스윗 2.0 으로 가장 최신 좌석입니다. 좌석은 아주 편안 합니다. 발권기에도 있듯이 이번에 굳이 일등석을 타야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요, 친구 Ink 리퍼 해 주고 UR 만 포인트 받게 되어 걍 일등석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의 첫 일등석입니다.)  사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은 어디선가 보았던 "심야 출발편은 샴페인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 때문인데요. 제가 요즘 샴페인에 맛을 들였는데, KAL 일등석을 타고도 뉴욕 및 파리 노선에만 제공된다는 Perrier-Jouet Belle Epoque Blanc de Blanc 2004 를 못 마실까 심히 걱정 스러웠죠. 여기 저기 찾아 봤는데 딱히 나오질 않더군요. 어쩔수 없이 운에 맡깁니다.


JFK 도착해서 수속하고 들어가 일등석 라운지로 향합니다. 결론은 왜 별도로 운영하는지 모를 정도로 비지니스 라운지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사람은 좀 적네요. 음식이나 주류야 뭐 워낙에 별게 없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탑승합니다. 자리에 앉은 후 뭐 마시겠냐고 물어보길래 떨리는 마음으로 샴페인 달라고 합니다. 두둥. 다행히 샴페인 제공된다고 하네요. 단, 미국 -> 한국 노선은 일단 이륙 후에 줄수 있다고 하길래 조금 있다가 시원하게 해서 가져다 달라고 합니다.


KAL PJ.jpg

아주 괜찮습니다. 저 말고 한 명 더 있던 승객분은 내내 잠만 주무시는듯 하더군요. 결국 저 혼자 아주 잘 마셨습니다. 다른 와인들은 그냥 그랬고, 나파 카버네 Ghost Block 2012 가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KAL GB2.jpg


저녁은 스테이크 주문 했는데 미디엄으로 부탁 했더니 미디엄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좀 너무 차가운듯한게... 제가 생각했던 겉은 잘 익고 뜨끈하고 속은 덜 익은 그런 미디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렇겠죠. 무슨 스테이크 하우스도 아니고, 비행기 안에서 오븐으로 굽는 스테이크가... 그런 기대를 한 제 잘못이었죠. 그래도 먹는거에 크게 투정 부리지 않기에 어쨌건 반 이상 먹습니다. 그리고는 과일 주고 끝 입니다. 셀러드 카트도, 푸아그라도, 치즈 카트도 다 생략 입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도... (이제와서 생각하니 이건 달라고 했으면 줬을 수도 있었겠네요.) 밤 비행기의 비애입니다.

어짜피 시간은 이미 뉴욕 시간 새벽 3시쯤 됐고, 먹을만큼 먹고 마실만큼 마셨더니 졸립니다. 화장실 다녀 왔더니 푹신한 침대가 준비되어 있고, 그대로 자기 시작합니다.


KAL Bed.jpg


승무원 분이 아침 시간이라고 깨워 주시네요. 한 9시간 정도 푹 잤습니다. 이래서는 일등석 탄 보람이 없습니다. 본전 생각도 나고... 그래도 편안하게 잘 왔으니 괜찮습니다. 일어나서 아침먹으니 곧 도착이군요.

인천공항 도착하니 새벽 4시경 이네요. 대한항공 비지니스/일등석 이용해서 아침에 인천에 도착하면 그랜드 하얏 인천 호텔 사우나 무료 이용이 가능합니다. 작년 가을에 이용 했었는데, 시설은 깔끔하고 깨끗은 한데 작고 딱 있을것만 있습니다. 그래도 인천 공항과 거리가 가깝고 셔틀도 자주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용할만 합니다.


이전에는 상해 갈 때 사우나 후 바로 인천에서 연결이 되는 푸동행 오전 비행기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오전에 잠깐 일이 있어 서울에 갔다가 오후 4시에 출발하는 김포-홍차오 편을 탔습니다. KE 2815 편이고 777-200ER 기종인데 좌석은 코스모 슬리퍼네요. 이 좌석도 괜찮습니다. 밥이 제공되는데 미리 'Seafood' 를 주문 해 봤습니다. 댄공의 경우도 발권을 마치면 취향에 맞게 밥을 미리 골라 주문할 수 있습니다. (보기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사전 정보가 없어 어떤게 나올지 모르기에 실패할 경우 위험이 적은 단거리 노선에서 한 번 해봤죠. 연어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별로 맛은...  


돌아오는 편은 푸동-인천 입니다. OZ 366 이고, 구형 747-400 기재네요. 좌석은 3 Class 인데, 운항은 2 Class 로 합니다. 좌석은 1층 앞쪽, 이전 일등석 자리로 미리 잡아 놓았습니다.   

Asiana 747.jpg

한가지 좀 의아한 점은 같은 '비지니스석' 이라도 이전 일등석에 앉은 승객과 그 뒤쪽 비지니스석에 앉은 승객을 마치 일등석/비지니스석 구별 하듯이 대하는 느낌이 좀 있었어요. 비행기에서 내릴때도 앞쪽 승객 먼저 내리게 하고, 짐 찾는데 제 가방이 '1등' 으로 나오더라구요. 우연이려나요??


Asiana 747 Wine.jpg

샴페인은 없고 White / Red 와인이 한가지씩 있는데, Penfolds 쉬라 카버네가 의외로 괜찮습니다. 이 회사 와인은 다른 것들 몇가지 마셔본게 있는데 대체적으로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서울에서 머물다 집에 오는 인천 - 뉴욕 구간입니다. OZ 222 편이고, 기재는 A380 입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체크인 하면, 직원분이 조금 빨리 Security Check 통과하게 도와 주세요. 출국 심사 후 인천공항 아시아나 일등석 라운지로 갑니다. 다른 분들 후기보면 외국 항공사들의 허브 공항 일등석 라운지는 별게 다 있던데, 아시아나는 그에 비하면 조촐 합니다. 그래도 음식 및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꽤 맛난 샴페인도 있고, 음식도 깔끔합니다. 

Asiana Lounge Food.jpg


Asiana Lounge.jpg


라운지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탑승합니다. 오전 10시 30분 출발편이니 잠도 안자고 아주 뽕을 뽑겠다 작정 합니다.

탑승 후 와인 리스트부터 봅니다.

Asiana Wine 1.jpg

Asiana Wine 2.jpg

Asiana Wine 3.jpg

샴페인은 두 종류가 있는데 저는 Pol Roger 가 좀더 좋았습니다. 다른 와인들도 골고루 마셨는데, 전체적으로는 댄공 보다는 조금 더 다양하면서 개성있는 와인들인듯 합니다. 물론 맛도 괜찮구요.


Asiana Caviar.jpg

한식을 주문했는데도 캐비어 줍니다. 적당한 비릿함에 톡톡 터지는게 맛났습니다. 승무원분이 "보드카 한잔?" 했지만 콜 대신 다운입니다. 그냥 와인으로 족합니다.


Asiana Lunch.jpg

점심은 미리 주문한 궁중 정찬으로 '궁중 전복 삼합찜 반상' 입니다. 메인인 전복 삼합찜은 오히려 평범 했는데, 다른 밑반찬들이 꽤 맛났던듯 해요.


Asiana Dessert.jpg


Asiana Icewine.jpg

후식과 커피 그리고 아이스와인까지 한 잔 하구요. 개인적으로 아이스 와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번것은 꽤 흥미로운 맛이었습니다. 앞으로 조금 마셔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밥먹고 났더니 출발지 기준 대낮인데도 불 끄고 침대 만들어 주고 막 자는 분위기 조장합니다. 엔간히 먹고 마셨겠다 모르는척 그 분위기 동참 합니다. 실내복은 약간 두툼한 느낌인데 저는 댄공것이 좀더 부들부들하니 좋았습니다.


한 숨 자고 일어나서 간식으로 라면을 주문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탄 아시아나인데 음식에서 댄공과 가장 큰 차이는 아시아나는 김치를 주는점 인듯 해요. 댄공은 김치를 안 주니 라면을 먹어도 뭔가 아쉬운데, 아시아나는 제대로 입니다.

Asiana Snack.jpg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은 김치찌게 인데요, 듣기로는 아주 풍성한 건더기가 있다 했는데 생각보다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약간 흥건한 느낌이었죠. 처음 마셔본 '한산 소곡주' 를 한 잔 했는데요, 그냥 전통주 같습니다... 같이 나온 반찬들이 맛있습니다. 양념이 그리 쎄지 않으면서 맛있어요.

Asiana Breakfast.jpg


이로써 저의 첫 일등석 여행은 끝이 났구요. 저의 경우 시간대가 달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서비스나 음식 등은 아시아나쪽이 좋았던듯 합니다. 좌석 자체는 둘다 훌륭 했구요. 역시 댄공 낮 비행기 일등석을 타 봐야 어느쪽이 좋은지 확실히 알 수 있을듯 하기는 합니다. (와인은 아시아나쪽이 우세승 확정)

첨부파일 29개
Total 13

  • 2016-06-27 13:11

    후기 이렇게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밤 비행기타면 진짜 취침 분위기를 조장하는것은 맞는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참고 열심히 먹고, 마시고, 그리고 졸리면, 일어나서 걸어다니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오곤 하는데... 저도 저번 대한항공 비행에서는 약 7시간을 잤었어요. 🙂

    저는 Ghost Block Cab은 이번에 처음 마셔봤는데, 입맛에 맞았어요. 그게 유일하게 대한항공에서 입에 맞았던 주류로 기억합니다. 

    스테이크는 저도 실패였구요. 예전에 먹었던 영양밥이 제일 맛 좋았구요. 

    아시아나 궁중전복삼합찜!! 맛있어보입니다!!!

    지난번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시에 봤던것 같은 Jackson Trigg Ice Wine도 보이네요.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 2016-06-27 15:50

      감사합니다. 칭찬도 해 주시고^^
      아시아나는 아침 10시 반 출발로 대낮 비행기인데도 밥 주고는 불끄고 막 자라고 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또 많이들 잡니다.
      저 아이스 와인은 다시 구해서 마셔봐야 할듯 해요.


      • 2016-06-27 17:26

        제가 토론토에 가끔 가야하는 일이 있어서, 거기서 자주 아이스와인을 보는데요.
        Innisklin하고, Peller 브랜드 가끔 마시는데 좋았습니다. 🙂


        • 2016-06-27 19:11

          흠,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듯 하네요. 올 여름은 아이스 와인으로 달려 볼까요? ㅎㅎ


          • 2016-06-27 20:25

            그런데 저는 조금 달아서, 일반와인보다는 많이 마시게 되지 않더라구요.
            제 토론토 여행 후기에 이니스클린 와이너리 다녀온게 있을거예요. 🙂


  • 2016-06-27 15:37

    우와 좋은 비행하셨네요 ㅎ 저도 서문에서 사진을 많이 안찍으신다고 해서 그냥 서비스관련 평가를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스크롤을 내리는데!!ㄷㄷㄷ 엄청나신걸요? 지금 댓글달면서 보니 첨부파일수가 29개 ㅋㅋㅋ저도 술을 좀 하면 비지니스나 퍼스트 아님 적어도 라운지에서라도 뽕을 뽑을텐데 ㅠㅠ여튼 좋은 후기 잘 보고 갑니다


    • 2016-06-27 16:04

      그래도 사진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사실 첨부 파일수가 한 반정도 될 거에요. 사진을 드래그해서 업로드할 곳에 놓으면 이상하게 사진 파일이 두개가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각종 주류를 즐기는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어요. 안그러면 왠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 수도 있을듯 해요. (원래 술 안 하시는 분들은 별 상관 없을듯 하기도 하네요.)


  • 2016-06-27 18:38

    마일을 제대로 쓰셨네요. 일등석한번 타면 다음 부터는 비즈니스도 꺼려지게 돼더군요!!ㅎㅎ


    • 2016-06-27 19:06

      그러게요... 한 번 맛을 들였더니... ㅎㅎ


  • 2016-06-28 00:21

    대박 부러운 후기입니다. 언제 꼭 타봐야지 하고 벼르고만 있는 국적기 일등석 후기 너무 잘 보았습니다. 후기 상세하게 너무 잘 써주셨네요. 주류평도 참 좋았구요 ㅎㅎㅎ


    • 2016-06-28 00:50

      기돌님이 아직 국적기 일등석 못 타보셨다구요?? 다른데 다니시느라 "안" 타보셨겠지요. ㅎㅎ


      • 2016-06-28 03:05

        ㅎㅎㅎ 아니에요 못타본거에요 ㅎㅎㅎ
        다음 한국 방문에는 꼭 타보고 싶습니다^^


  • 2016-07-01 14:22

    저도 한번 타봐야하는데, 아직은 모으기만하는 입장이라 조금 먼 얘기 같아요.
    멋진 사진들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