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l 2015 54,000명과 함께한 빗속의 새벽 달리기 – Peachtree Road Race 2015
지난 3월에 Peachtree Road Race에 등록한다고 했었습니다.
달리기 같이 한번 하실래요? – 2015 Peachtree Road Race 등록
평상시에는 동네에서하는 10K를 일년에 몇번 뛰곤 했는데요. 정작 다운타운에서 하는 대회에는 나가본적이 한번도 없었지요.
작년엔 7월에 알라스카 여행가느라 못했고.
이번에는 무작정 등록부터 해 놨습니다. 그러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뛸거라는 생각으로 했어요.
그런데 게을러져서 연습은 별로 하지않고 날짜가 다가오기만 했습니다. ㅎㅎ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가지 정보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그중에 이메일 하나에 보이는 코스 지도~
10K (6.2 mile)인데 맨 밑에 경사도를 보니까, 처음 2~3마일은 내려가다가 다음부터 오르막이래요@@
7월 4일에 뛰는데데 2일에 Georgia World Congress Center에 번호표와 메달을 픽업하러 가야했어요.
그냥 집에서 받으면 $14인가 $18인가 더 내야하더라구요.
그래서 차타고 받으러 갔는데, 그래도 주차비가 $10정도 하니, 뭐 그게 그거더군요. ㅠㅠ
등록할때 예전에 뛰었던 시간을 넣었더니, C조에 배치를 해 주었습니다.
C조 출발시간은 아침 7시 41분이라고 했구요. 각 조별로 출발시간이 다릅니다.
번호표 받아오는 장소에서는 Running convention을 하더라구요.
그 앞에는 이렇게~~ 낡은 신발 도네이션도 받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어디에 도네이션이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참 좋은 아이디어더군요.
뛰는 당일이 되었습니다.
며칠전부터 날씨가 안좋은데, 당일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어요. ㅠㅠ
여러번 10K를 뛰어보지만, 비를 맞으면서는 한번도 뛰어보지 않았어서, 솔직히 어찌할줄을 몰랐어요.
그냥 전화기 안젖게 Zippo Bag두어개 챙겨갔습니다.
도라빌 MARTA station에 차를 주차하고 MARTA를 타고 갔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참석인원이 54,000이였답니다. 주차장이 있을리가 없지요.
7시 41분 출발이지만, 새벽 일찍 움직입니다.
Lenox Mall앞에서 출발하기에 모두들 몰 역에서 하차합니니다.
아틀란타에 본사가 있는 UPS에서도 수십명이 단체 셔츠를 입고 출전했더군요.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는 아직은 비가 안 옵니다. 제발 나중까지 오지 말아라~~ 살짝 바래봤구요.
아직 해도 뜨기전에 모두들 하나 둘씩 모입니다.
조금 걸어가니 벌써 비가 떨어져요. 번개만 치지 않는다면 그냥 할만할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Lenox Mall주차장에 여러가지 준비해 놨어요.
이 가족은 많이 해 본 솜씨입니다. 고수들~~
우비가 완벽한데요? 까만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쓰고 왔어요. 멋지군요.
C조가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
하나 둘씩 모여서 몸을 풉니다. 비가 오다 말다 하는데, 이때는 멈췄을때였습니다. 계속 이럴줄 알았지요.
출발전에 뒤에 사람들이 얼마나 있나 찍어봤어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왕~~@@
국가를 부릅니다.
그리고 날이 날이니만큼, America is Beautiful이란 노래도 라이브로 부릅니다.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같이 따라불렀지요.
이렇게 있다가 각 조별로 출발을 했습니다.
평상시에 트래픽으로 꽉 막혀있는 Buckhead 지역을 길을 모두 막아놓고 뛴다는 이 기분. 정말 좋더라구요.
6.2마일을 뛰는거라 쉬운것이 아니긴 했는데, 워낙 행사가 큰것이라서 중간중간에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공짜로 물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 맥주도 주는 사람들, 수박을 주는 사람들도 봤어요. ㅎㅎㅎ
위에 코스에서 보셨는지 모르지만, 처음 2마일은 아주 쉽습니다. 그냥 사람들 물결 따라서 약간의 내리막길..
그런데, 2마일이 지나자마자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덥지 않아서 시원하긴 했는데, 물이 젖으니까 몸이 무거워지는듯한 느낌..
게다가 2.5마일쯤부터 시작하는 오르막길에 완전 죽음이더군요.
이때 시작한 비는 레이스 끝날때까지 멈추지 않았는데, 중간에는 살을 때리는 빗방울이 따갑기까지 할정도로 많이 왔었습니다.
달리는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나중에 보내줬습니다.
가운데 있는게 저예요. 아마도 마지막 Finish Line 통과할때 찍힌것 같습니다.
앞에 아저씨는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시간을 확인하셨더라구요.
Lenox Mall에서 시작한 레이스는 Piedmont Park에서 끝나는데, 끝나서도 비가 점점 세게 와서, 공원에 잔디 모두 망가졌습니다.
그 비를 맞으면서, 그래도 기념사진은 찍어야죠~~
델타와 코카콜라에서 후원한 타월, 그리고 비닐봉지안에 있는 완주자에게만 주는 기념 셔츠(이것땜에 이를 악물고 뛰었습니다. ㅎㅎ)
비가와서 그런지, 아주 상쾌하게 뛰었던것 같아요. 더운것보다 더 좋았습니다. ㅎㅎ
다 뛰고나서 신발을 보니 이모양이 되었군요. ㅎㅎ
스폰서들이 후원한 기념품도 받아왔구요. (비 맞아서 다 젖었어요.)
기념 셔츠와 돈주고 산 메달.
(메달은 완주하면 주는게 아니라, 돈주고 사라고 하더라구요. 기념이 될듯하여 샀습니다.)
이것 꼭 받으려고 이를 악물고 뛰었습니다. 완주 기념 티셔츠~~ㅎㅎ
여러분들도 틈틈히 연습하셔셔, 동네에서 하시는 5K, 10K 한번씩 해보세요.
저도 우연히 Autism 어린이 도와주는 도네이션으로 시작해서 몇년째 뛰는데, 할때마다 정말 좋습니다.
내년에 같이 하시고 싶으신분 계시면 같이 해요. 미리 알려주시면, 여행 안가고 시간내서 여기 참여하는걸로 하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