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Jun 2022 Omakase Story – 오마카세 이야기
안녕하세요, Moxie입니다.
제가 얼마전에 한국에 다녀온후에 거의 한달이 다 되었는데도 아직 한국 맛집 리뷰 작성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매번 한국 방문후에 올라오던 맛집기행은 순서가 항공, 라운지, 호텔리뷰가 모두 끝난후에 하는것이 제 나름대로 정해놓은 순서이긴 합니다만, 그것보다 지금까지 지체되었던 그 이유는 최근에 한국에서 엄청나게 대중화가 되고있는 오마카세가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마카세의 경우에 방문전에 조금만 더 깊이 알고 갈수 있다면 두배, 세배로 즐길수 있을 깊이가 있는것 같았기에…. 작년 11월에 한국을 방문하기 전부터 틈틈히 이것저것 보이는대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간단한 공부를 해 오고 있었습니다. 전혀 모르던것은 아니였는데요. 그게.. 오마카세를 어느정도 이해한다는건 또 하나의 다른 레벨이 있더라구요.
작년 11월에 한두곳, 이번 5월 한국방문에서 실제로 한국에서 오마카세 식당들중에 세곳을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나름 역사와 깊이가 있는 식사방식이라서, 그리고 그 근원지가 일본이라서… 이런 준비를 하는동안 이전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여러가지 새로운 정보들을 접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마카세가 처음은 아니고, 그동안에 한국에서도 몇번 다녀오던 곳이 있었고요. 일본에서 환승을 하면서 다닐때도 다녀온곳들이 있기는 하기에… 저에게는 전혀 생소한것은 아니였음을 알려드리면서, 오늘 포스팅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을 처음 시작인 에도막부 얘기부터 하면서 역사에 치중하고, 시초가 누군데, 누구의 뿌리에서 나온 제자가 누구를 가르쳐서 지금의 누가 되었다!!! 뭐 이렇게 포스팅의 전개가 되면 글이 끝이 없이 길어져서 중간에 주무실것 같고요.
오늘은 많은 대중화에 (일단은) 성공한듯한 한국에서의 오마카세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제가 아는 정도에서만 다뤄볼까 합니다.
그래서 포스팅의 제목도 깊이 들어가지 않는… 오마카세 이야기라고 정해봤어요.
여러분들도 오늘 보시는 포스팅에서 적당히 이정도라도 미리 알고 가신다면, 맛있는 오마카세의 감동을 몇배 올리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게 뭐라서 먹어보고 맛있다!!!가 아닌, 이걸 어떻게 했기에 이게 이런 독특한 맛이 나는구나~~ 라고 어느정도 감을 잡으실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알고가면 더 맛있게 먹을수 있는게 오마카세일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요.
지난 몇달동안 Moxie가 열심히 했던!!! 오마카세 이야기. 여러분과 같이 나누어 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봅니다.
오마카세는?
“음식을 준비하는 쉐프에세 전적으로 맡긴다” 라는 의미입니다. “당신에게 맡깁니다.” 라는 뜻이예요.
각 계절에 따라서 가장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서, 우아하고 예술적인 요리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쉐프라고 하더라도 각 계절마다 서브하는 음식이 다르며, 같은 식재료라도 각각 다른 쉐프들만의 독특한 준비(숙성)방법이 있기에 맛이 다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해진 메뉴가 없이 쉐프에게 맡기는것이라서, 계절에 따른, 그날에 가장 좋은 식재료, 쉐프의 그날의 기분, 쉐프와 고객간의 호흡으로 인한 변화를 주는것이 핵심이라 할수도 있습니다.
시작은 에도막부때부터 냉장시설이 없던곳에서 장시간 저장을 하던 생선재료로 시작을 했지만, 쉐프의 손에 맡긴다는것이 중심이기에, 최근에는 여러가지 다른 식재료를 이용한 오마카세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돼지고기 오마카세, 한우 오마카세, 튀김 오마카세 등등이 한국에서 요즘에 엄청나게 뜨고 있고요. 몇년전에 제가 다녀왔던 도쿄의 칵테일 오마카세도 그 변형의 한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일본어라고, 다른 한국어를 붙이기 시작한 곳들도 있습니다.
오마카세는 재료숙성을 위주로 하는 방법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한국에서 바로 잡아서 도마에서 뛰는, 잡았는데도 눈을 껌벅거리고 입을 뻐굼거릴때 바로 먹는 광어회와는 많이 다른방법입니다. 잘 숙성된 광어 한점 드셔보시면, 예전에 주문진에서 뭘 먹었나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급격히 오마카세가 성황하는 가장 큰 이유 두가지
원래 예전부터 오마카세 식당들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많이 있었습니다. 신라호텔, 조선호텔에 있는 오마카세를 얘기하면 그 얘기도 하루종일 하겠지만은…. 그래도 그 당시에는 일인당 비싼가격의 식사를 일부 계층의 사람들만 즐긴다는것이 오마카세의 특징이였다고 할 수 있었다고 하면요. 그런 추세가 이제 팬데믹의 여파로 깨졌습니다. 아직도 인당 30만원이 넘는 오마카세집도 많이 있기는 합니다만 점심에 6만원에 갈 수 있는 초/미들급 오마카세들이 수없이 생겨났고, 제가 글을 쓰는 지금도 누군가가 새로운 오마카세 식당을 열려고 작업을 하시고 있습니다.
오마카세에 대한 수요는 원래 한국에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 왜 최근에 이렇게 많이 늘어나고 난리가 났는가?
두가지 큰 변화가 지난 몇년동안 있었습니다.
첫째는,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해외여행을 못가는 한국인들의 그간 여행관련 지출이 두가지로 큰 줄기로 나뉘어져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한가지는 명품 제품의 구매쪽으로 흘렀고, 다른 한가지는 Fine Dining으로의 지출쪽으로 흘렀는데, 이 두번째 부분에서 오마카세 마켓의 수요가 그당시에 있던 식당에서 공급하는 양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2020년중-후반을 지나서 2021년 초반에는 이 상황이 더 심해서… 아래 예약방법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하겠지만, 그때는 웬만한 괜찮다는 오마카세집은 아예 예약이 안되던가, 예약을 하려면 3개월~6개월정도의 시간을 두고서나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이건 나름 비싼 미들급중에 비싼곳과 하이엔드 오마카세집이 이렇고요. 초급/미들급 오마카세들은 네이버나 예약앱에서 예약이 오픈됨과 동시에, 몇초안에 한달 예약이 모두 차버리는 기이현상을 낳기도 했습니다. 식당은 정해져있는데, 수요가 너무 많으니까… 자연적으로 기존에 있던 오마카세 식당들은 자꾸 새로운 매장을 열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 문을 여는곳에는 누가 가서 오마카세를 만들어 줄까요? 큰 쉐프의 새끼쉐프가 나가서 하나를 열고, 거기서 배운 그 밑에 쉐프는 매장 #2에서 6개월정도 배우다가, 또 본인만의 새로운 오마카세를 개업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넷플릭스에서 일본에 Jiro 할아버지 다큐멘터리 보셨던 분들은 기억하실지는 모르겠는데, 보통 배워 나가서 본인만의 새로운 오마카세를 열어서 운영할 수 있는 연차를..8~10년 혹은 그 이상으로 봅니다. 지난 일본 방문시 새벽에 갔었던 토요수 시장의 스시다이에 헤드쉐프도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15년을 배웠는데, 보통 오마카세 맡아서 하려면 10년은 넘게 배워야 할 수 있다고… 팬데믹의 여파로 일본은 일본대로 오마카세의 지각변동이 조금은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이런 변화는 정말 대단한것 같다는 생각과 더불어 조금의 걱정을 하게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네요.
두번째는, 최근 몇년간 더더욱 활성화가 된 소셜 미디어의 도움이 큰 몫을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개개인이 하는거라 그렇다 치지만, 이제 전문적으로 소셜미디어 잘해서 많은 수익을 챙길수 있는 전문 음식/식당 유투버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늘어났습니다. 내가 해보지 못한것에 대한 간접경험을, 요즘에 마구 확산되고 있는 오마카세 식당 리뷰를 보면서 할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에, 이부분도 현재 오마카세의 인기가 줄어들지 않고있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가격이 비싸서 넘사벽이라고 생각했던 한가지의 식문화 장르 오마카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전달되는 요즘의 중저가 스시야들의 정보로 더 눈이 넓어지는데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도되나?” 하는 두려움이 이것으로 깨지게 된거죠. “이정도면 가도 되겠네~!!” 로 바뀌게 됩니다.
한국의 오마카세
아무래도 가장 대표적인 한국의 오마카세 Top 3는 전통적으로 신라호텔의 아리아케, 조선호텔의 스시조, 청담동에 스시 코지마 일듯 합니다. 이곳에서 오래전에 뒷주방부터 일 하시던 쉐프분들께서, “전 아리아케”, “전 스시조”. 이런 이력을 달고서 새로운 매장을 많이 오픈하셨습니다. 이력서에 그 문구가 들어가면, 가격책정시에 비싸게 들어와도 별 불만들을 안합니다. 그만큼 맛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는거죠. 작년말 어떤 신문기사에서 봤는데, 조선호텔 스시조에서 인당 50만원 오마카세 메뉴를 내놨다고 하네요. 이렇게 비싸도 예약 오픈 당일에 90%이상의 예약이 모두 찬다고 합니다. 미슐랭 2 스타를 받은 코지마의 저녁 가격도 인당 42만원을 하는데… 그럼과 동시에 인당 25,000원을 받는 동네 런치 오마카세도 동시에 존재하는것을 보면, 그 인기를 가늠하실수 있으실거예요.
일본의 오마카세
저는 일본 현지에 있는 오마카세 식당 경험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몇가지 그동안 알아본것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요즘에 가장 잘한다는 일본 쉐프는 스기타상(Nihonbashi Kakigaracho Sugita)으로 알려져있고요. (스기타상의 오마카세도 인당 약 5만엔 하는것 같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시는데 요즘에는 청담동에 본인의 매장을 하시고, 스시조에서도 계셨던 마츠모토상도 몇명을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쉐프중에 한명입니다. 일본도 팬데믹으로 조금의 변화가 있기는 했는데요. 기존의 오마카세에서 틀을 깬, 카운터에 서서 먹는 오마카세집으로의 변형도 생겨나고 뭐 그러는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상급과 미들급을 구분하는 가격대는 3만엔정도에서 책정이 되는것 같습니다. 인당 3만엔이 넘어가는 집들은 거의 평준화가 되어있다고 하고요. 2만엔 오마카세는 약간 애매한 포지션이고, 이게 만엔정도로 내려가면 그때부터는 가성비 좋다고 하는 스시야가 꽤 있다고 합니다.
오마카세의 현재, 그리고 미래
위에 인당 몇십만원하는 곳들이 아닌, 요즘에 많이 대중화가 되고있는 중저가 스시야를 기준으로 얘기해 봅니다.
이렇게 한국에 오마카세 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실제로 제가 방문했던 스시야에서도 헤드쉐프님(타이쇼)들은 다음 매장 준비를 위해서 자리에 안계셨고요. 식당의 명성을 따라가는것도 있지만, 쉐프의 솜씨와 맛을 따라가는것이 이 세계라서… 그만큼 생선을 잘 만지는 쉐프님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헤드쉐프가 아니고나서는 이직율도 꽤 높은것 같아서, 다 먹고나면 꼬박꼬박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가 담긴 명함을 한장씩 주셨고요.
각각의 오마카세는 그들만의 특징이 있고, 추구하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일본 현지에 계신 일본 여자분들께서 한국에 있는 오마카세 스시야에 서버를 하시러… 자그마치 한국 비자를 받으시면서까지 오신다고 합니다. 이번에 다녀왔던곳중에 한곳에서 일본분 서빙을 받은적이 있는데요. 약간은 서툰 한국말을 하시면서 일본분께서 담당을 해 주셨는데, 이런것 신경쓰시는 분들께는 플러스가 될수도 있겠어요.
이렇게 많이 생겨나는 한국의 신흥 오마카세 스시야의 미래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밝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이것은 저만 생각하는것은 아닌것 같고요. 이곳저곳 다니면서 들리는 이야기들도 같은 분위기랍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동안 여행을 못가던 사람들의 지출이 이쪽으로 흘렀다는것에서 이제는 다시 우려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팬데믹에 대한 여러가지 일들이 정상화 되면서 예전처럼 다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것이 큰 이유가 될것 같습니다. 쉐프님들끼리도 이런 얘기를 하신데요. 지금은 수요가 많아서 정말 많은 신흥 스시야들이 생겨나고있지만, “지금 이때에 더 정신차리고,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멀지 않은 때에는 문을 닫는 스시야들도 많이 나오겠구나…” 라고 걱정을 하신답니다.
이 흐름을 무시 못할것이, 이번 5월에 오마카세 예약을 하는데, 아직도 유명한곳은 시간차이로 예약을 놓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름이 있는것 같은곳인데도 며칠전에 예약이 가능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벌써 작년 11월에 경험했던것보다 많이 달라졌고, 그만큼 신흥 스시야가 많이 생겨서 예전처럼 붐비지 않는다는(옵션이 많아졌다는) 얘기인것 같습니다.
오마카세 가격
스시코스 – 보통 우리가 얘기하는 오마카세가 바로 이 스시(니기리)코스입니다. 이제는 인당 1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미들급에 넣기가 쉽지가 않을정도로 가격이 (원래 비싸기도 했지만 요즘에 더) 오르고 있습니다. 인당 40만원이 넘는곳들도 꽤 있고요. 인당 25만원정도의 스시야도 상당히 많습니다.
사시미코스 – 위의 스시코스에 비해서 츠마미(초밥 시작전에 주는 사시미/요리 위주의 코스) 비중이 많습니다. 위에 인당 10만원 스시코스를 기준으로 사시미코스는 15만~18만원을 받습니다. 각 매장마다 다른데, 저정도 비율이라는 얘기예요. 사시미 코스로 따로 명시되어있지 않으면, 보통은 모두 초밥 스시 코스입니다.
런치/디너 – 보통 디너의 가격이 런치 가격의 두배정도 합니다. 6만/12만, 7만/15만, 12만/25만 이런식으로. 디너코스에는 런치코스보다 츠마미의 종류가 많은게 보통입니다.
주류/콜키지 – 각 오마카세에서 준비해 놓은 주류 메뉴가 있습니다. 생/병맥주, 일본사케, 일본소주, 양주, 와인, 샴페인, 일품진로 등등이 있고. 사무실이 많이 밀집해있는 곳들에는 초록색 소주도 팔기도 하는데, 흔하지는 않습니다. (참이*/처음** 1만원 )
식사를 하시는 분들께서 본인이 원하는 주류를 직접 가지고 가실수도 있는데, 그럴때 각 매장에서 정해놓은 수수료 콜키지를 받습니다. 콜키지가 아주 없는곳들도 있고, 보통은 2~5만원씩 받는것으로 보이고요. 양주나 대용량 와인/샴페인은 더 받는것으로 보입니다. Red Wine은 보통은 금지 주류입니다. 편백나무로 만들어놓은 카운터에 Red Wine을 흘리게되면 지울수 없는 흔적들이 남기에 오마카세에서는 금주주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면서 이스탄불 공항에서 샴페인 한병 사가지고가서, 콜키지 2만원 받는곳에서 다 마시고 왔습니다. 콜키지 무료로 하는 스시야도 꽤 많이 있으니까, 그런건 식당 선택시에 알아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예약시스템
한국의 경우 보통 네가지 방법으로 예약을 합니다.
- 전화예약 – 아주 전통적인 방법으로, 식당 운영시간에 전화해야 하는데… 어떤 스시야들은 쉐프님 혼자 하는곳도 있어서 이 방법은 쉽지가 않습니다.
- 네이버 예약 – 네이버에서 다음 예약이 열리는 날짜를 알 수 있습니다. 매달 20일에 그 다음달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뭐.. 이런식으로요. 그렇게 하시면 되는데, 대부분은 예약금을 요구합니다. 한번은 이렇게 예약을 하고갔고, 걸어놨던 예약금은 식당 도착과 동시에 환불을 받거나, 그 금액을 포함해서 결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 Catch Table(캐치테이블) 예약 – 식당 예약전용 앱인데, 이쪽으로 예약을 하실수 있습니다. 이 앱의 좋은점은, 예약이 가능하지 않은 식당들은 아예 보여주지 않으니 좋고,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지역에서 쉽게 찾을수 있어서 좋습니다. 네이버예약과 같이, 예약하면서 예약금을 받는곳들이 대부분인데, 보통은 3일전에 취소하면 100% 환불, 1일전에 취소하면 50% 환불, 노쇼가 되면 환불이 안되고 뭐… 이런식입니다. 스시야 종류에 따라서, 전액을 미리 다내는곳도 있는데, 그럴경우에 각종 디스카운트를 제공합니다. 마지막에 갔던곳이 인당 10만원 스시 오마카세 코스에 콜키지 무료였는데, 캐치테이블에서 바로 결재하니까 13% 디스카운트 해줘서 87,000원에 미리내고 가서 먹고 왔습니다.
- 먹고나서 또 먹는거 예약 – 흔하지는 않은 경우인데, 위에 잠시 설명했던.. 수요가 많아서 너무나 어려워진 예약때문에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오늘 다먹고서 일어나기 전에, 다음번에 예약 가능한 날짜를 그자리에서 예약하고 일어납니다.
그 외 몇가지
오마카세의 원조 시작이 일본이라서, 한국의 회 문화와 많이 다른점들이 있습니다. 몇가지 팁이라면 팁일까… 남겨볼게요.
간장 – (우리집만 그런건지) 어르신들은 간장과 와사비를 받으시면, 와사비를 간장에 열심히 풀어서 거기에 회를 찍어서 드십니다. 오마카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요. 보통은 (소금과 초의) 간이 되어있는 밥(샤리)에, 밥과 회(네타)사이에 혹은 네타의 위에 와사비를 넣어주십니다. 간장이 더 필요하다 싶으면, 밥에 간장을 찍는게 아니고… 회에 간장을 찍어서 드시면 됩니다. 초생강(가리)로 간장을 찍어서 회에 발라서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나쁜 방법은 아니긴 하지만, 이것도 일본사람들은 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하네요.
와사비 – 뿌리와사비(혼와사비)가 있고, 일반 와사비가 있습니다. 일반 와사비는 미국에서 먹는 Horse Radish로 만든 가루로 만드는거라고 합니다(산와사비). 뿌리와사비(혼와사비)가 요즘에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먹어보니까 뿌리 와사비보다 일반 와사비(가루와 다른것을 섞어서 만들어서)가 더 매운것 같습니다. 보통은 초밥 주실때 쉐프님이 어떤것을 얹어먹으라고 설명을 주시는데, 와사비나 소금을 추가로 얹어서 간장을 찍어먹기도 합니다. 뿌리와사비도 종류가 몇가지가 있는데, 제품으로 미리 만들어진 와사비보다 맛이 좋아서, 가격이 나름 비싼 스시야에서 뿌리와사비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런치에 6~7만원 하는곳에 가면, 쉐프님들이 우리는 이 가격인데도 뿌리와사비를 사용한다고 강조를 하십니다.
사진/영상 – 요즘에는 오마카세집을 리뷰하는 유투버들도 많이 있고, 인스타그램에 올리시는 분들도 많이 있고, 저처럼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도 많이계셔서, 각종 장비로 사진과 영상을 담아오십니다. 어떻게 보면 식사보다 촬영에 더 집중을 하시는 경우들도 있는데요. 이는 쉐프님께 혹은 주변 다른사람에게 방해가 될수도 있습니다. 이런것 하실때, 꼭 쉐프님의 허락을 받으시고 하시는것이 좋겠습니다. 매장 홍보와도 상관이 좀 있는것이라서, 코드 잘 맞는 쉐프님을 만나면 아래와 같이 Photo Time 기회도 주십니다. 🙂
쉐프님중에는 얼굴이 노출되는것을 꺼려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다른 손님들의 대화내용도 영상에는 담길수도 있으니까 이점도 조심하셔야 할것입니다.
술 권하는 사회 – 일본 오마카세와 한국 오마카세가 많이 다른점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이것입니다. 한국 오마카세에서는 손님들이 세프님에게 술을 권하고, 또 손님과 같이 술을 즐기시는 쉐프님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에서 그렇게 쉐프님께 술을 권하면 실례라고 하네요)
미소숩/맑은조개국을 주는 타이밍도 다 이유가 있다 – (이것도 우리집만 그런건지 ㅋ) 스시집에가면 미소숩 안주냐고 주문합니다. 오마카세에서는 미소시루와 스이모노(조개국)을 보통 주는데, 그 두가지를 내주는 타이밍이 정해져 있습니다. 보통 보니까, 스이모노는 시작할때 입가심과 속을 데우라고 주는것으로 보이고, 미소시루는 코스 중간에 기름진 네타가 있는 스시를 먹기전이나 먹은후에(보통 참치가 나올때), 네타의 종류가 바뀔때 입가심의 목적으로 내어주십니다. 그러니… 와사비가 매워서 뭔가 마셔야 하면… 나마비루(맥주)를 드셔요. ㅋㅋ
포스팅 마지막에, 알고있으면 도움되는 오마카세 용어를 다수 정리하겠습니다만, 여기서 두어가지만 먼저 얘기해보려합니다.
아부리 – 보통 네타(회)는 날생선을 숙성해서 주는데요. 생선살 속에 있는 기름기를 표면위로 올리고, 생선의 고소함을 최대화 하기위한 작업을 아부리라고 합니다. 날생선의 표면을 불로 지지는 작업을 간단히 하는데, 가격이 비싼 고급식당에서는 숯을 피워서 해주는 경우가 많고요. 보통은 가스통이 달려있는 Torch로 하곤 합니다.
이것은 많은분들이 “아, 이곳은 생선이 싱싱하지 않아서 불로 지지는구나”라고 생각도 하시는데요. 아부리의 원래 목적은 그게 아니고, 생선의 숨어있는 맛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는데 있습니다.
테부키 – 오마카세의 경우에는 스시를 손으로 먹는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경우 자리에 준비해주는 물수건을 테부키라고 하는데요. 손으로 스시를 먹은후에 손을 닦는 기능이 이것입니다. 이 수건은, 식전이나 식후에 전체 손을 닦으라고 주는 물수건과는 다른것임을 알고 계시면 좋을듯 합니다. 가운데를 접어서 주시는데, 그 이유가 다 있습니다.
시메(숙성) – 살아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서 먹으면 대부분 생선회가 질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오마카세에서 숙성이라 함은, 몇가지 다른 방식으로(소금, 다시마, 간장등등) 재어놔서 생선살의 질긴 질감을 연하게 해주는것을 말합니다. 내부에 있는 힘줄을 약하게 하는거라고 보시면 이해가 되실겁니다.
방문한 스시야에서 이런 재료가 신선하게 나오면 제일 좋다
요즘에 몇군데 다녀보니까 아래와 같은 재료가 맛있는 스시야가 괜찮다고 하는곳들입니다.
금태(눈볼대) – 보통은 구이를 해서 밥에 올려주면 자체 오일에 밥을 비벼먹는데, 어느곳은 그냥 구이만 주는곳이 있고, 어느곳은 살짝 아부리후에 초밥으로 주는곳도 있습니다. 비벼먹게 주는곳에는 성게나 연어알 같은 다른 재료를 같이 넣어서 카이센동의 분위기를 내기도 합니다. Fish Oil 이 많은 생선이라서 밥에 비비면 고소합니다.
참치뱃살 – 참치야 뭐… 맛있는 참치 대뱃살 나오면 좋고요. 아까미(등살), 츄토로(중뱃살), 오토로(대뱃살) 좋은거 나오면 그냥 행복합니다.
성게 – 현재 한국에서 제공되는 가장 좋다고 하는 성게의 종류 4가지는, 고성산(말똥성게), 북해도산, 산타모니카산, 보스턴산 이렇게 네가지중에 하나가 나온다면 좋다고 보는데요. 그게 위에 네곳중에 한곳에서 와도, 성게의 상태에 따라서 맛이 다른건 어쩔수 없습니다. 이건 오마카세니까, 맘대로 하실수 있는 쉐프님께 운명을 맞기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러시아에서 잡아와서 일본에서 최종제품을 만드는 성게도 있다는데, 얼마전 전쟁때문에 이건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고 하네요.
안키모와 시라코 – 아구간과 대구정소(이리)를 주는곳도 꽤 괜찮은곳에서 잘 해주는것으로 보입니다. 둘 다… 술과 함께 하시면 술술 잘 들어갑니다.
신선한 재료중에도 물론 급이 다 있는데요. 스시야중에 연어를 네타(초밥에 올리는 생선)로 사용하는 곳은 가지 마세요. (연어는 코스트코에서..ㅋ)
저는 최근에 다녀보니까, 고등어, 청어등의 등푸른 생선을 잘하는집이 제일 맛있었던것 같습니다. 이건 먹는사람의 선호도에 따라서 다를거예요. 그리고 회나 밥의 개개별 맛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회와 밥의 조화가 잘 맞는곳이 맛있습니다. 그래서 생선 재료에 따라서 밥의 간이 다르게 된 샤리를 사용하는곳도 꽤 있었습니다. 더 기름진 생선에는 조금 더 짜게 간이된 샤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간단하게만 쓴다고 시작했는데, 그동안에 알아보던것을 하나 둘씩 쓰다가 보니까 이런 사태가 일어났네요. 최근에 공부하면서 알게되었던것을 다 적자면 한도 끝도 없을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ㅎㅎ
이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실제로 가서 먹어보니까 그 만족도는 훨씬 좋아졌다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마카세의 중요한점이 손님과 쉐프님과의 대화, 호흡인데요. 이렇게 좀 공부를 해보고 갔더니 더 대화도 자연스럽고, 만나는 쉐프님마다 한단계 더 나아가는 설명을 해 주시고 그러시더라구요.
일본어를 인사말 빼놓고는 할줄 모르는 Moxie인데, 오마카세 서브 받을때 쉐프님들이 재료를 일본어로 자꾸 말씀하셔서… 저만의 오마카세 간단 용어집을 만들어봤습니다. 세상에 모든 횟감 용어를 다 넣지는 못하지만, 이정도 알고 계시면…. “어디가서 좀 먹어봤나보네?” 라는 얘기를 들으실수 있을거예요.
오마카세 간편용어집- 이정도 알고가면 당신도 오마카세 고수
노리 (김)
네기 (파)
안키모 (아귀 간)
시라꼬 (대구 정소 – 이리)
이소베 마키 – 보통 생선을 김에 싸주는 요리입니다. 청어, 고등어, 정어리, 가리비 등등이 이소베마키의 주요 재료입니다.
시메사바 (숙성 고등어) – 시메(숙성) 사바(고등어). 보통 소금에 숙성하는 방법을 시오지메 (시오 + 시메)라고 하고, 다시마에 숙성하는 방법을 코부지메(콘부(다시마)+시메(숙성))라고 합니다.
마구로 (참치) – 참치회를 말하는것. 여기에서 부위에 따라서 세토로, 츄토로, 오토로. 참치 등살은 아까미라고 하고 아카미 즈케도 대표 메뉴인데, 이것은 참치 등살을 간장에 약 10여분간 절여놨다가 밥위에 올려주는 초밥을 말합니다.
니싱(청어 Spanish markerel) – 제가 참 좋아하는 생선인데, 이것도 가을이 제철인것 같아요. 비싸지는 않은 생선인데, 숙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최고의 맛이 되기도 한답니다.
카와아기 (쥐치) – 쥐치에 쥐치 간을 버무려 먹기도 합니다.
카쓰오 (가다랑어)
호타테 (가리비)
코하다 (전어) – 가을이 제철이라서 가을에는 회로, 그 전에 여름에는 구이로 많이 먹는 생선이 전어입니다.
마다이 (참돔) – 오마카세에서 꽤 많이 나오는 네타가 도미입니다.
사와라 (삼치) – 봄에 제철인 생선이라서, 제철을 만나면 아주 맛있습니다.
사요리 (학꽁치)
홋키가이 (북방조개)
킨메다이 (금눈돔) – 이것도 도미의 일종입니다.
부리 (방어) – 늦가을부터 겨울을 지나 초봄까지 나오는 기름기 많은 오마카세 대표메뉴. 국산방어는 일본산 방어보다 즐길수 있는 시간이 좀 짧습니다. 방어새끼도 먹는데, 그건 하마치입니다.
칸바치 (잿방어) – 겨울에 방어철이 지나면, 잿방어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름은 방어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생선인데… 이게 맛은 또 방어와 비슷합니다.
우니 (성게)
이카 (갑오징어)
우나기(뱀장어)와 아나고 (붕장어) – 우나기는 보통 구이로 나오고, 아나고는 오마카세 코스 거의 마지막에 타래소스 얹어서 나옵니다. 아나고를 찌는곳, 굽는곳, 찌고난 후에 굽는곳 등등.. 이것도 쉐프에 따라서 변조를 많이 줍니다.
교쿠 (계란말이)
아지 (전갱이 horse mackerel) – 여름철에 싱싱한 전갱이
노도구로 (금태) – 눈볼대라고도 하는데, 참조기와 맛이 비슷해요.
오왕 (미소시루) – 된장국
스이모노 – 맑은 조개국
이거… 리서치 페이퍼, 아니 소논문 하나 보는 거 같네요! 저도 서론부분에 읽다가 우선 답글 먼저 달고 차근차근 읽어보려고요 ㅋㅋㅋ 오마가세 요건 일본이든 한국이든 가게 되면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ㅎㅎㅎ
이게 상당한 깊이가 있고 보통 우리가 접하는것과 많이 다른 식문화라서 열심히 한번 파 봤습니다.
항상 열심히 준비하는 컨텐츠에 감사 드립니다.
한국의 오마카세 는 너무 사치 스럽고. 동경 보다도 훨씬 비싸더
군요….
그쵸? 동경에 가면 꽤 저렴하지만 맛 좋은곳들 많을텐데요.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보여주는것에 신경을 쓰는면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을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인 만족도는 저도 일본에서 먹었던게 더 좋았어요. 언제 다들 같이 가야하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