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o 이야기

Coc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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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코코가 우리곁을 떠난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째 오늘 아침부터 아틀란타에는 비가 주룩주룩 계속 오고 있어요. 주말 내내 비가 올듯 합니다. 

이미 편안한곳에서 장군이를 만나서 잘 있을것 같은데..

그냥 Pet adoption을 통해서 생후 6주만에 집으로 데려왔던 장군이와는 정말 다른 많은 사연이 있는 강아지가 코코였어요. 

침착하게 한번 적어볼게요. 

사연이 굉장히 많은 코코의 얘기를 이제 여기에 정리하면서 보내주고 제 생각을 정리해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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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가 될때 코코의 신체적/상황적 pre-existing condition

저희 집에 오기전에 코코의 사연이 좀 있는데요. 

이전의 대부분의 내용은 제가 직접 본것도, 경험한것도 아니라서 정확한 내용을 적어보기가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오기전의 얘기들로는, 

코코와 같은 종류, 같은 나이의 다른 강아지 한마리와 둘이 같이 있었는데, 두마리중에 성격이 좀 더 활발하던 코코는 온순한 성격의 다른 강아지와는 전혀 다른 그 성격때문에 두마리중 한마리의 선택에서 밀렸던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몇가지의 실수로 어려서부터 누구에게 맞았는지, 아니면 무슨 다른 사건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는게 사실인데요. 

처음에 집에 올때의 코코의 신체적 상황에서 몇가지를 짐작을 할 수 있던게 사실이긴 합니다. 

신체적인 문제

코코의 치아중에 한개가 반쪽이 부러져 있었고, 

뒷다리 두개가 안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있었어요.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었던것은 아닌것 같다는게 제 생각이였습니다. 

강아지 치아가 반이 부러져서 얼만큼 아픈지는 알 수 없지만, 

누워있을때 보면 휘어있는 뒷다리에서 그 고통을 알수 있었어요. 

물론 못뛰어다니는것도 아니고 잘 뛰었어요. 그런데 다리가 불편하니까 빨리 지치고.. 뭐 그랬던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는 전문 의사가 아니라서 확실히는 모르지만, 

일종의 충격으로 어렸을때부터 뒷다리 티슈의 일부가 손상이 되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던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그래도 처음에 왔을때는 6살정도 되었어서 나름 활발했어요. 

상황적인 문제

역시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사연으로 주인을 못만나서 임시적으로 코코를 맞겨 놓은 곳이 있었는데요. 

그곳이 매일 코코와 같이 생활을 하는곳이 아니였어서, 주로 코코 혼자 일정한 공간에서 심심하게 생활을 했어야 했답니다. 

그러면서 코코는 나가고 싶어했고, 그로인해 코코가 내던 소음으로 진짜 주인을 찾아주었어야 했던 상황이 되었어요. 

아래에 따로 적어보겠지만, 코코가 사람을 무는 강아지였어요. 저희집에 오기전에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받은듯 했어요. 

저나 와이프나 어렸을때부터 강아지를 키워온 경험이 있어서, 그게 왜 그런지 이해를 하긴 했습니다. 

이런 신체적/상황적인 코코의 컨디션으로 대부분의 주변인들이 코코를 데려가기를 꺼려했다고 해요. 

있던곳에 더 이상 있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결론을 내려서 주인을 찾아주었어야 했는데, 

접근하는 사람들을 물어버리는 사나운 강아지가 코코였어서…. 

최후의 수단으로는 주사맞혀서 사망을 시키는 얘기도 일부 있었다고는 했어요. 

쉽지 않은 상황이였어요. ㅠㅠ


사람을 무서워하는 코코

강아지들은 다 알아요. 주변에 있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물론 직접 보지않았기에 코코가 이전에 맞았었다는 것은 짐작에 불과하지만… 강아지 오래 키워본 저는 알거든요. 

사람의 손이 가면 코코는 물려고 했고, 실제로도 많이 물었어요. 

지나가다 우연히 부딛히거나… 아니면 그냥 가만히 눈을 맞추려고 해고, 사납게 치아를 드러내면서 막 짖었습니다. 

주인이고 뭐고 가리지 않습니다. 누구던지 근처에 있어서 코코를 만지거나 그러면 물었어요. 

이게 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그 기억에 사람을 무서워해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코코의 자세였어요. 

코코 입양에 대한 결정

코코를 데려오기 전에 저희는 벌써 장군이를 7년 넘게 키우고 있었는데..

한마리 키우고 있는데, 한마리 더 들여온다.. 이게 실제로 말이 쉽지, 참 힘든 결정이긴 했습니다. 

게다가 그당시는 저희가 작은 렌트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다니는 회사도 그냥 그래서 돈도 많이 벌지 못했던게 사실이여서… 

더 쉽지가 않았었어요. 

어느날 퇴근을 했더니 저녁을 먹으면서 와이프가 조심그럽게 말을 꺼냅니다. 

위의 여러가지 상황을 설명하고, 참 어려운 처지에 놓인 강아지가 한마리 있다고…

두마리를 동시에 키울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심각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다만, 한가지 걸리는게…

장군이와 코코의 사이가 어떨지 그게 좀 의문이였습니다. 

종류도 전혀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전혀 다른 두마리의 강아지가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그래서, 코코의 입양을 결정하기 전에, 하루 저희집에 데려와서 테스트를 해 보기로 했어요. 

하루를 데려와서 같이 지내봤는데, 기억은 잘 안나기는 하는데, 그 둘이 그렇게 무리 없이 지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코코의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선택은 우리가 한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입양하거나, 애완동물을 입양하는 과정이 다 부모가 될 사람들이 선택을 하잖아요? 

장군이를 입양할때도, 작은 케이지에 있는 여러마리 중에서 장군이를 저희가 택했었습니다. 

그런데 코코는 그 반대였어요.

코코를 데려오는날에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코코는 굉장히 똑똑한 강아지였습니다. 

저희 집으로 오는날 있던 일인데, 

여러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와이프가 코코의 물품들을 챙겨서 차에 넣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코코야, 우리 집에 이제 갈까?” 이랬더니…

코코가 이미 알고서 저희차에 먼저 뛰어들어갔다고 합니다. 

높이가 있는 SUV의 뒷자리에 코코가 새 주인보다도 먼저 뛰어 올라가서..

코코를 내리려는 다른사람들이 차로 올때마다, 목이 터져라 짖어대고 물려고 했다고 해요. 

와이프를 기억하고, 또 와이프와 차에서 나는 장군이의 냄새도 기억을 했던것 같습니다. 

아마도 “나는 이제 내 집을 찾았다” 라고 했던것 같다고 합니다. 

코코가 원해서 선택해준 우리 부부…

이렇게 코코는 2008년 어느 여름날, 우리의 식구가 되었답니다. 🙂

까만 폭탄 코코

코코는 사람을 자꾸 물어서 참 적응이 쉽지는 않았어요. 

버릇이 어떻게 들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밤에 잘때 자꾸 저희 침대에 뛰어올라서 같이 잤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뒤척이다가 발이 가면… “으왕~~!!!” 하고 물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지요. 

자다가 우연히 발이 갔는데 물어서… 새벽 4시에 졸린 눈을 비비면서 밴디지 찾아서 붙이던 기억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지어준 별명이 있습니다. “까만 폭탄”… 

작고 까만데.. 건드리면 터져요!!! ㅋㅋㅋ

키우면서 물린적도 수도 없어요. 와이프의 손은 물려서 상처투성이고요. 저도 꽤 많이 물렸습니다. 

몇년이 지난후 코코의 자세 변화 – 껌딱지 코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사랑해주는걸 점점 알아가는지…

처음에는 많이 물고 미안해 하지도 않더니만, 나중에는 물고나서 아프다고 뭐라고 하면, 와서 자기가 핥아주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개들이 그렇지만, 안그런 개들도 많은데요. 

코코는 저희가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정신없이 꼬리치면 따라다녔어요. 

화장실을 사용하고,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할때까지도 정말 잘 따라다녔습니다. 

완전 껌딱지였어요. 

나중에는 코코도 일종의 그녀만의 애정의 표현을 좀 했었는데요. 

우리가 다가가지 않으면 만질수도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도 많이 변했습니다. 

먼저와서 만져달라고 표현도 하고요. 

그냥 지나치면 따라와서, 코로 제 다리를 칩니다. 예뻐해 달라고. 

나중에는 저는 제 말을 하고, 코코는 코코대로 짖으면서 서로 대화도 하곤 그랬다니까요. 

처음에 와서 주인에게 보이던 사나운 코코의 모습은 다 없어졌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약해졌던 코코

정확한 코코가 태어난 날짜는 모르는데, 출생달과 연도를 봤을때 코코는 14년 8개월정도를 살았습니다. 

강아지 나이 15년이면 사람나이로 계산한다면 100살이 넘게 살았어요.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몇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좋아지지 않는 다리는 점점 더 약해져서, 오랜 산책은 무리였고요. 

집 뒷마당에 가서는 나름 잘 뛰어다니긴 했는데, 나이가 드는것은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2010년에 저희 집을 장만하면서 2층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처음에 장군이와 같이 있을때는 2층에 강아지들을 못올라오게 해서, 그리고 1층에 있어도 장군이와 같이 있으니까 외로움을 타거나 그러지는 않았었는데요. 

2014년말에 장군이를 보낸 후에는 코코 혼자 1층에 있으면 무서워하고 힘들어해서, 저희가 2층을 개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리도 않좋고 나이도 들어가는데, 2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는게 쉽지가 않았어요. 

병원에 정기검진과 각종 백신을 맞추면서도 어떤 결과는 나오지는 않았는데, 심장에 무리가 가는듯한 증상을 보이기는 했어요. 

가끔 기침과 헛구역질을 심하게 하곤 했거든요. 

장군이와는 좀 다른게 다른 잔병치레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많아지니까 눈이 조금 안좋아져서, 백내장 증상이 있기는 했어요. 

장군이가 가던날의 코코

아이들이 없는 저희 부부에게 강아지들은 다른집의 아이들 이상의 몫을 합니다.

비슷한 나이또래 사람들을 만나면 아이들의 학교 얘기, 선생님 얘기로 얘기가 끝이 없는데, 거기에 저희는 장군이와 코코 얘기를 자꾸 하니까.. 오래 만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도 저희를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수도 있어요. 

이야기의 요점은, 장군이, 코코, 그리고 우리 부부는 끈끈하게 한 가족이라는 얘기예요. 

이 블로그 오픈의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던 2014년 12월에 장군이를 보내줬습니다. Brain Tumor…

하늘이 꺼지는것 같았던 그날, 

병원에 장군이를 보내주고 집에 돌아왔는데…

코코가 자꾸 차고에 가서 저희가 마지막 장군이를 데리고 나갔던 차를 맴돌고 들어오질 않는거예요. 

셋이 같이 나갔는데 둘만 들어오니까, 장군이를 찾아서 나갔던 거예요. 

그날 이후 참 한동안… 코코는 저희와 함께 장군이의 빈자리에 익숙해 지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게 활발하던 코코도 그 후 한동안은 많이 다운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장군이를 잃은 슬픔에 있던 우리에게 코코는 많은 활력소와 또 다른 이유를 주던 보배같은 존재였어요. 

코코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 몇가지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이미 짐작을 하셨겠지만, 코코는 그렇게 쉽게 키울수 있던 강아지는 아니였습니다. 

첫째, 다른사람들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공공장소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강아지를 보는 다른 사람들은 만져보고 싶은데, 그러다가 물어버리면 저희의 잘못이라서 항상 조심해야 했어요. 

둘째, 여행시에 맞길곳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가족이라면 여행시 같이가는게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때가 대부분이였는데요.  (이 점도 참 아쉬운것중에 하나예요)

주인도 무는 강아지라서 지인들께 부탁하기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저희 회원분들 중에서 맡아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저희가 늘 죄송했어요. 

가끔은 Boarding Facility를 이용하는데, (이번에도 그랬는데) 그곳이 참 문제가 많은 곳이라서 항상 꺼려지는게 현실입니다. 

셋째, 코코는 작은 강아지여서, 큰 개들이나, 그들이 내는 소리에 정말 민감했습니다. 

티비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소리지르는것도 무서워 했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큰 개들과 같이 있는 커널홈에 맞기는 것은 더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있는 개라서 면역력도 저하가 되었고요. 

그래서 큰 변화나, 갑작스런 충격에 항상 조심을 하면서 키워오고 있었는데…

저희가 이번 Thanksgiving 주말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커널홈에 맞기면서 그 문제가 커졌던것으로 예상을 해요. 

여행은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였고요. 

그래서 코코는 21일 저녁에 맞겨져서 25일 저녁에 저희가 데리고 집으로 다시 왔습니다. 

맞길때 코코의 건강 상황은 그냥 양호했던것으로 생각 되고요. 

그냥 요즘의 코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코코의 모습이였습니다. 

코코가 우리를 떠나던 날 있던 일

25일 저녁에 코코를 다시 만났는데, 

코코가 조금 정신이 없었던것으로 생각 됩니다. 

약이나 주사나 그런것을 맞은건 아닌듯 하고요. 

집에 와서 그날 저녁은 그렇게 그냥 지났던것 같아요. 

26일(월요일)에 출근을 해서 일을하고 돌아왔는데, 와이프가 자꾸 코코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장군이때 경험을 해 봐서,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기는 했어요)

자세히 지켜봤더니, 호홉곤란이 조금 있는것 같기도 하고.. 뭔가 자꾸 불편해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26일 저녁 7시경에 코코를 맞겼던 곳에 전화를 해서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 

그냥 아무일 없이 잘 있었다고 계속 얘기를 하더라구요. 

상태가 안좋음을 알긴 했는데, 저희는 며칠간 커널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생각하고 하루가 지나면 회복할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도 많이 그런 일은 있기는 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회복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날 저녁에 뭔가 심상치 않은 징조를 보여주었습니다. 

장군이를 보내줄때 경험했던 일인데요. 

이날 저녁에 코코가 소변보러 뒷뜰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거예요. (펜스가 있어서 더 나가거나 그런건 아니구요)

장군이가 죽기전에 몰래 혼자가서 있던 한 구석이 있는데…. 거기를 코코가 찾아가서 있더랍니다. 

개들이 하늘나라로 갈때, 혼자 있고싶어서 가서 있는 곳이 있다네요. 

장군이도 그랬고, 이날 코코도 그랬기에… 때가 되었구나..라는 슬픈 짐작을 하고 있긴 했어요. 

그래서 이날은 와이프가 1층에서 코코와 같이 자고있었고 저는 2층에 베드룸에 잤습니다. 

와이프의 얘기를 들어보면, 

거의 새벽 4시가 될때까지 코코가 불안하게 있어서, 간단한 음식을 주고 그리고 잠이 들었다고 했어요. 

아침 6:30에 코코가 제가 자고있던 침실에 있는 코코의 자리에서 막 낑낑대었습니다. 

어떻게 그 높은 계단들을 다 올라왔는지.. 언제 올라왔는지도 모르겠는데…

와이프를 부르다가 안일어나서 저를 찾으러 온것으로 생각이 되요. 

제가 봤더니 그때부터 심한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몸이 굳고, 정신이 없어서 움직이려고 하긴 하는데 벽에 부딛히고. 

와이프를 불러 조금 진정을 시키고, 아무래도 병원을 바로 가야할것 같아서 준비를 합니다. 

준비를 하는동안 조금 진정된 코코를 1층에 내려놨었는데요. 또 막 낑낑거리면서 저희를 불러요. 

그래서 다시 안아서 2층으로 데리고 올라왔는데…

상태가 많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와이프가 안고있었고, 저희 둘은 코코에게 “그동안 고마웠고, 사랑한다”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약 10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병원으로 나가기 바로전에…

코코의 심장이 멈추는것을 제가 마지막으로 지켜봐 주면서 보내주고 눈을 감겨줬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고, 아니였으면 하는 일인데… 그렇게 되었어요. 

병원으로 가는 20분…

굉장히 긴시간동안, 저는 운전을 했고요. 코코는 와이프의 품에 안겨있었습니다. 

심장은 이미 멈추었지만, 병원에 가면 다시 일어날 수도 있을거야..라는 거품같은 희망과 함께 말이죠…

코코의 마지막 모습

병원에 도착해서 의사는 바로 코코의 상태를 확인했고..

약 10여분의 침묵이 흐른후 나타난 의사는, 코코의 사망소식을 전합니다. 

Heart Failure…

잠시 시간이 흐르고 저희는 마지막으로 코코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담요에 싸여져 있는 코코의 주검. 

하나의 인형 같았습니다.  

이때 저희가 봤던 코코의 얼굴은요…

저는 지난 10년동안 코코의 그렇게 편안한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엔 항상 긴장되고, 뭔가 신경쓰는 그런 얼굴이였었어요.

물론 코코도 웃는 얼굴을 보여줄때가 있기도 했습니다만, 그럴때도 항상 어떤 스트레스가 있던것처럼 보였거든요.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본 코코의 편안한 모습…

어렸을때 받았던 충격으로 평생을 힘들게 살아왔던, 그래서 사람들을 보면서 항상 긴장했어야 했던 코코가, 

이제 그 긴장들은 다 놔주고 편안한 곳으로 가면서 코코 원래의 더 예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때 봤던 코코의 모습을 저는 오랫동안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코코를 보내고 그 후 며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 봤던 지난 며칠이였습니다. 

휴가 후라서 일과 미팅도 많았고, 출장도 다녀왔어야 했던 며칠동안이였는데요. 

그러면서도 게시판에 정신없이 올려놨던 글에 위로의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글도 애써 외면하면서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코코를 병원에 남겨두고 나왔던 27일 아침에는,

회사에 이 소식을 알리고 하루 Personal Day-off를 신청하고서, 와이프와 함께 산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35도정도로 추웠던 날이였는데.. 다 놓고 그냥 산에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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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평생을 힘들게 살았던 코코.

우리의 여행중에 그 끈을 놓으면 안되니까, 힘들었지만 우리가 돌아올때까지 죽을힘을 다해 참아주었던것 같고요. 

가는 마지막까지, 저희와 같이하고 싶어서 1층에 있을때 죽을 힘을 다해 2층에 있던 저희를 불렀던것 같아요. 

처음에는 주인도 무는 사나운 개였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애정표현도 하면서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려고 스스로 노력도 하는 멋진 코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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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있던 이 낙엽을 보니..

떨어졌다가 내년에 다시오는게 나뭇잎인데, 언젠가 코코도 그리고 장군이도 다시 돌아와서 만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많은 슬픔이 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잘 참으면서 지냈던 며칠인데요. 

어제 코코를 보내주고 온 병원에서 아래와 같은 위로의 카드가 한장이 와서 열어봤는데, 

그동안 나름 잘 참고있던 눈물이 또 터져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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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안에는 병원 전직원이 코코의 죽음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서명을 해 주었고요. 

카드 앞장에는….

Many people will walk in and out of your life, but only true friends leave footprints in your heart.

라는 멋진 명언과 함께…

실제 코코의 발자국을 찍어서 보내줬어요. ㅠㅠ

와이프는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했는데, 제가 봤더니 코코의 발을 찍은게 맞더라구요. 

조만간 장군이와 코코의 자리를 한곳에 만들어 줄까 하는데…

거기에 같이 넣어주어야겠습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

어렸을때 한국에 있을때 키우던 두마리의 강아지들은 어머니께서 저희에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셔서 잘 몰랐었는데. 

제가 직접 두마리를 지난 몇년간 보내고 났더니, 참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몇가지 풀리지 않는 숙제가 생겨났어요. 

어떤면에서는 못된 사람들보다 더 좋은게 애완동물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쓰시던 옛말도 생겨나게 된것 같고요. 

그런 동물들이 이렇게 짧게 살고 가는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쩌면 또 다른,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아지들에 대한 기회가 생기면 입양을 할 듯 한데요. 

몇가지 고민중에 제일 큰 문제가…

여행시에 맡길곳이 마땅치가 않아요. 

현재 저희가 접하는 커널홈들은, 동물들의 사이즈와는 상관이 없이 보딩을 하는듯 합니다. 

물론 강아지들을 넣어놓는 케이지는 따로 쓸지 모르지만, 밀착된 공간에 사이즈가 10배도 넘는 큰 개들과 같이 넣어놓습니다. 

작은 강아지일수록 큰 소리에 민감하고, 그런 환경이 절대로 좋은것은 아니거든요. 코코처럼 심장에 무리가 갈 수 도 있고요. 

나이든 강아지들만 따로 관리하는 곳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여행갈때마다, 지인들께 부탁드리는것도 항상 미안해서 못할듯 합니다. 

이번 경험으로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게 있긴 한데, 어떻게 실제 플랜으로 발전이 될지는 좀 고민을 해 봐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어요. 

지난 며칠동안 이런일이 저한테 있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내 참 비도 억수같이 쏟아져서 더 슬프게 하고 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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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야~

그동안 같이해줘서 고마워. 

너는 우리에게 많은 좋은 추억을 주었단다~

잘 지내고 또 만나자~!!!

우리가 있는곳은 여행 블로그인데, 

개인적인 슬픔이 담긴 이 글에 자꾸 댓글이 달리면서 생각나면 좀 그럴듯해서, 이 글에 대한 댓글은 잠궈놓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Moxie Story 한쪽에 보관해 두기로 했어요. 

위로가 담긴 댓글 대신에, 그냥 코코가 이제는 편안한곳에서 잘 지내길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이제 저는 다시 여행, 비행기, 호텔 얘기하면서 나타나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MOXIE
flywithmoxie@gmail.com

Moxie has been traveling the world using points & miles for over a decade. He still flies more than 100 times annually to both domestic & international destinations and shares his passion, experience and knowledge of premium flights and hotel suites with Korean readers and others through several different chann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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